북두칠성도서관 6월 해질녘 콘서트. 대화가 있는 클래식 탱고는 왜 이렇게 슬프지…

선착순으로 신청에 성공해서 아이들과 함께 들으러 왔다.

그런데 시작 시간인 5시까지 책을 읽으면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시작 30분 전에 내부 정리한다고 다 나가라는 것 아닐까.

카톡을 다시 봐도 그런 말은 사전공지가 안됐는데..

비가 올 것 같은 흐린 날이라 그런지 몰라도 비라도 정말 오는 날이었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.

… 무료다 선착순이다.

클래식 공연에 아이를 넣어주시는… 투덜투덜…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

옆 A동 3층으로 가서 운교로 연결된 부산역에 들러 관광객들을 구경하며 한 바퀴 돌다가 4시 30분에 맞춰 다시 돌아와 나란히 입장했습니다.

아이들은 1시간 버티기 어려우니 조금 뒤쪽에 착석해 달라고 해서 우리도 막상 일어날 수 있는 어중간한 뒤쪽에 착석했다.

이런 귀띔은 정말 좋은 것 같아.

공연 앞좌석은 어쨌든 최고의 집중력을 가진 분들이 감상하면서 앉아계셔야 할 것 같다.

그래야 연주자들이 집중할 수 있다.

시작 전 세팅 음향이 아쉬운데.

디솔리스텐 음악감독 정준수의 대화가 있는 클래식~~

선곡이 너무 좋아♡♡♡♡

대화가 있는 콘서트답게 음악에 대한 설명이 있어 귀를 기울여 들었다.

탱고에게는 슬픔과 희망이 있고 인생은 그것들의 연속.

냉혹한 현실을 잊으려고 춤추고 노래하며 하층민과 노예들의 애환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장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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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테이지 1. 가장 진보된 탱고

스테이지 2. 고전적 탱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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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테이지 1.

진보된 탱고라고 해서 어떨까 했더니 실내악처럼 부드럽게 다듬어진 느낌이네.

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절은 아르헨티나의 감성을 담은 것이 분명 비발디의 사계절과는 리듬의 궤적이 달랐다.

유럽 느낌인데 그래도 탱고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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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테이지 2.

옥수수 수염

아르헨티나에 온 벨로드가 아르헨티나의 특이한 음식으로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있는지 모르는 <맹랑한 음식>을 먹었는데 3번 다 옥수수만 당첨..

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역설적 의미의 제목이라고 한다.

유럽인들이 무시하던 남미 음악을 유럽에서 연주한 최초의 탱고.

짧고 밝고 귀여운 연주곡이다.

끊자 – 질투라는 뜻

덴마크 사람이 작곡했는데 ‘나는 덴마크 사람인데 이렇게 작곡을 잘하니까 다들 날 질투해~’라는 꽤 자만심에 찬 제목이다.

진짜 아르헨티나다운 탱고리즘이 그런 제목이 될 것 같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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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곡 끝나고 사전 질문 답변 타임

비올라 연주자에 대한 질문… 손이 크고 팔이 길어서 비올라 추천 받았어?신기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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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랙 오르페우스’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카니발의 아침이라는 곡.

어디서 많이 들었던 노래지만 1959년작 영화는 본적이 없어;;;;;;;;;;;;;;;;

간발의 차이

포르우나 카베사.

여성의 향기 OST로 유명한 곡.http://youtu.be/Y3uz9d9oHKk

남녀 사이가 근소한 차이로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인생사도 그렇다.

전에 애들이랑 봤던 발레 공연에서 탱고댄스가 나와서 그 이후에 공연복습한다고 하고 탱고 관련 영상만 많이 봐서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;

둘째도 영화에서 알파치노가 세기의 탱고춤을 추는 장면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.

(유튜브 영상이 있어 나와 계속 시청.)

어지럽게 매우 기뻐

나는 이 곡만 들으면 눈물샘이 자동으로 터지는데.. 이번에도 질질 짜면서 듣는다.

실수를 하면 스텝이 엉켜요.그게 탱고예요.

H. 뒤엉킨 스텝조차도 춤의 일부인 것처럼 인생의 어떤 걸음도 궁극적인 실패가 아님을.

그래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순간은 아쉽다.

마스크 안쪽이 눈물 콧물.

나는 이 곡으로 절정에 달한 현악기의 저선율이 피부를 얇게 찢듯 다가와 몸서리를 칠 정도다.

심장까지 숨이 차서 귀를 잡고 그만하라고 외치고 싶은 기분?

나만 이 곡이 이렇게 슬픈지…

세라젬 하면서 무한 반복 청취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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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테이지 3.

베토벤의 대공 트리오와 맞먹는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.

평화로운 이 시기에 작곡해서 너무 아름답고 눈물이 나는 선율.

첼로의 풍부한 음역이 매우 고막을 즐겁게 해주었다.

햐… 대공 트리오의 존엄입니다.

♡그런 분위기와. 또 전혀 다르네.

그동안 계속 슬프게 다가온 탱고 음악의 경험을 부드럽게 위로하며 마무리하는 기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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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까 30분 기다리게 한 거 아니에요? 했던 오후 4시의 저는 오후 5시 30분부터 앙코르 곡을 한 곡 더 달라고 하면서 물개 박수를 치고 있었기 때문에..

그러게 이거 들으려면 비가 와도 30분은 서 있어야지.그래야죠 감사합니다.

(울음)

아이들은 지나친 클래식 공격(?)으로 정신적으로 누더기가 되어 뒷좌석에서 숙면을 취하고~

저는 긴 운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굉장히 흥이 올라서 베란다 청소까지 마무리하고.

이 기억으로 또 일주일 살 거야.

감사합니다。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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북두칠성도서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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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래 도서관이라 음향이 많이 아쉬웠지만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스페셜 땡스입니다.

아이들도 1시간이 지나고 막바지에는 쥬리를 달았지만 전체적으로 제대로 된 매너를 보여줘서 엄마로서 기분이 좋았다.

앞으로도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기를 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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